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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연구회

(연금연구회 성명서) ―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는 리밸런싱 유예 결정의 근거를 공개하라 ―

2026.10.28

성  명  서

결론은 공개하고 근거는 봉인하는가?

―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는 리밸런싱 유예 결정의 근거를 공개하라 ―

 국민연금기금은 국민의 노후자금이다. 국민연금은 2026년 6월 말 기금 적립금이 1,865.6조 원에 이르렀다고 스스로 발표했다. 그러나 한 달 뒤인 7월 말 적립금은 1,684.2조 원으로 줄었다. 불과 한 달 사이 181.4조 원이 감소했다. 이것만으로 리밸런싱 유예와의 인과관계를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바로 이처럼 시장이 급변할 수 있기 때문에 전략적 자산 배분과 리밸런싱의 원칙은 더욱 엄격하게 지켜져야 한다. 시장 상황에 맞춰 운용 원칙 자체를 뒤따라 바꾸기 시작한다면 전략적 자산 배분은 더 이상 규율로 기능하기 어렵다.

 연금연구회는 그동안 국내 주식 리밸런싱을 정해진 원칙에 따라 이행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해 왔다. 물론 리밸런싱 원칙이 어떠한 경우에도 변경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시장 상황이나 정책적 필요에 따라 재량적으로 쉽게 변경하거나 유예해서는 안 된다. 리밸런싱은 시장을 따라가는 임기응변의 수단이 아니라, 시장의 변동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인 자산배분 원칙을 지키기 위해 마련된 규율이다. 따라서 그 원칙을 예외적으로 변경하거나 유예하려면 통상적인 운용 결정에서보다 훨씬 더 엄격한 근거와 절차가 요구되어야 하며, 그 판단은 반드시 기록으로 남아 사후에 검증받아야 한다.

 그럼에도 2026년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는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연이어 상향하고 리밸런싱을 유예했다. 우리는 그 결정이 잘못됐다고 미리 단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원칙을 바꿨다면 왜 바꿨는지는 반드시 설명해야 한다.

정부와 국민연금은 관련 회의록을 공개하기 어려운 이유로 투자전략 노출과 금융시장 영향을 들고 있다. 그러나 리밸런싱을 유예한다는 사실도, 유예 종료 시점도,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변경한다는 사실도 이미 스스로 공개했다.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결론은 이미 공개했다.

그런데 정작 공개하지 않는 것은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어떤 위험과 대안을 검토했는지, 기존 운용 원칙을 변경할 만큼 충분한 근거가 있었는지다.

 결론은 공개해도 되지만 그 근거는 투자 비밀이라는 것인가?

이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더욱이 국민연금법상 회의록 비공개 규정을 책임 회피의 근거로 삼아서는 안 된다. 법은 일정한 경우 회의록의 대국민 공개를 늦출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같은 법은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가 요구하면 비공개 상태로 회의록을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시장에 공개해서는 안 될 정보는 보호하되, 결정에 대한 검증까지 막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 법의 취지다. 따라서 법에 비공개 예외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공개하지 않아도 된다는 논리는 용납할 수 없다.

 4년 비공개는 4년 면책이 아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질문이 남는다.

 이번 판단이 훗날 잘못된 결정으로 판명된다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

기금운용위원회인가? 보건복지부인가? 국민연금공단인가? 아니면 결국 아무도 책임지지 않은 채 그 결과를 가입자와 미래세대가 떠안게 되는가?

 성과가 좋을 때는 기금운용의 성과를 적극적으로 알리면서, 결과가 나빠졌을 때 책임의 주체가 사라지는 구조여서는 안 된다. 누가 어떤 판단을 했는지, 어떤 위험이 제기됐는지, 어떤 대안을 검토했는지가 기록으로 확인되어야 사후에 결정의 합리성을 평가하고 책임의 소재도 가릴 수 있다.

 기록을 공개하지 않으면서 책임을 말할 수는 없다.

 이에 연금연구회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첫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국민연금법이 부여한 권한에 따라 리밸런싱 유예 및 국내 주식 목표 비중 변경과 관련된 기금운용위원회 회의록을 제출받아 즉시 검증하라.

둘째,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는 구체적인 매매 전략 등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보는 보호하되, 리밸런싱 유예와 목표 비중 변경의 판단 근거, 위험평가, 검토한 대안과 주요 논의 내용을 공개하라.

셋째, 전략적 자산 배분과 리밸런싱 원칙을 변경하거나 유예할 경우 그 사유와 대안 검토 결과를 기록하고 사후 공개하도록 제도화하고, 중대한 운용 결정의 권한과 책임 주체를 명확히 하라.

법은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지, 공적 결정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방패가 아니다. 규칙을 바꿨다면 그 이유를 밝히고, 결정의 책임 주체도 분명히 하라.

2026년 10월 29일

연 금 연 구 회

※ 기금 적립금 수치는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 공식 공시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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