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 정보 투명하게 공개를” “장기적 안목으로 투자해야” (2021.03.20.)

(5년 전인 2022년
중앙Sunday 인터뷰 내용이다.
이처럼 문제점을 지적했었음에도
현재 상황은 더 나빠진 것 같아
어이가 없을 지경이다!!)
(윤석명 한국연금학회장
스튜어드십 코드 폐지론은 과해
정보 비대칭성 정치권 악용 여지
스웨덴처럼 ‘연금 보고서’ 내야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
복지 전문가 위주 기금운용 문제
일본 공적연금, 국가 미래 내다봐
단기 수익률에 매달려선 안 돼)
Q : 국민연금이 최근 주주권 행사에 적극적이지 않은 듯하다.
윤석명 학회장(이하 윤석명)=과거에도 복지가 아닌 연금·투자 전문가 10명 내외의 정예 조직으로 기금운용위원회를 개편하자는 논의가 많았다(현재 20명). 다만 여기엔 반대 입장이다.
전문성을 갖추고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만한 전문가가 많지 않다. 오히려 소수라서 정치권 입김에 더 쉽게 좌우될 수도 있다. 차라리 인원을 40~50명으로 대폭 늘리는 게 어떨까 싶다. 그러면 정치권이 지금보다 흔드는 데 애를 먹지 않을까?
이런 생각으로 예전에 국민연금 심의위원회 부위원장을 8년간 맡았었는데, 양대 노총에서 이해관계자가 잔뜩 들어와서 목소리를 내는 걸 보며 그래도 쉽지 않은 문제겠다라고 느꼈다.
(중략)
Q : 기금운용위원회를 아예 복지부로부터 독립시키면 되지 않나.
윤석명=스튜어드십 코드가 연금사회주의 수단으로 악용되기 때문에 일각에선 폐지론까지 주장한다. 그러나 폐지는 과하다. 국민연금은 국내 증시에서 때론 백기사 역할을 하고, 때론 쓴 소리를 내면서 건강한 견제에 나서는 순기능도 한다. 중요한 건 정부·정치권이 제도 자체를 악용하지 못하도록 국민연금이 매사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거다. 그래야 제도 도입 취지에도 부합한다. 기업 입장에서도 국민연금이 더 투명하게 운영된다면 칼끝이 자신들을 겨눠도 지금처럼 정치적인 문제를 걱정하는 일은 줄어들 거다.
(중략)
Q : 국민연금의 투명성 결여 정도는.
A : 윤석명=막대한 자산을 운용하는데도 매년 대략적·형식적 계획 말고는 대외비라는 이유로 구체적 내용은 거의 밝히지 않는다. 기금운용위원들만 파악하고 있다. 이 같은 정보의 비대칭성은 정치권의 악용 여지를 남긴다.
무엇보다 온국민의 노후자금인데, 국민 누구나 내 노후자금이 어떻게 운용되고 있는지 쉽고 빠르게 모니터링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합리적 비판도, 사회적 합의도 가능해진다.
복지 선진국 스웨덴은 연금 총괄 조직인 SPS(Swedish Pension System)가 ‘오렌지 리포트’라는 연간 보고서를 낸다. 매년 연금을 어떻게 운용했고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심지어 현 제도의 지속가능성까지 설명한다. 서술은 최대한 객관적으로 한다. 뼈아픈 자평도 많다. 한국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투명하고 중립적인 보고서다.
한국도 예전에는 복지부 산하 국민연금연구원에서 비슷한 보고서를 내기도 했는데, 지금은 잘 내는 것 같지 않다.
(중략)
Q : 장기적 관점에서 자산을 운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A : 윤석명=국민 노후 대비가 최대 목적인 만큼 장기 수익률이 중요한데 이쪽에 중점을 두질 못하고 있다. 단기 수익률이 나쁘면 언론에서 혼내고, 여론도 나빠진다. 국정감사도 견제와 감시라는 순기능이 있지만 장기 수익률 제고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감사도 철저히 이원화해야 한다. 예컨대 구성원 일부의 비위(非違) 적발을 목표로 한 감사, 그리고 각 조직이 본연의 존재 이유에 맞게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를 보는 감사다. 둘을 분리해서 봐야 하는데 지금은 경계가 불분명하다.
(중략)
Q :국민연금을 선진국 수준으로 개혁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A : 윤석명=앞서 강조했듯 투명성 확보가 급선무다. 지금처럼 불투명한 조직일수록 정치권에 잘 휘둘리고, 국민도 특정 정치 세력의 ‘입맛대로 주장’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그런가 하면 바텀 업(bottom up) 방식의 개혁도 중요하다. 높은 수준의 시티즌십이 이를 가능케 할 거다. 핀란드는 2018년 연금 개혁으로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이 따로 운용되지만 급여 체계는 같도록 하면서 재정 안정화에 성공했다.
처음에 이렇게 하자고 해서 사회적 반발이 클 줄 알았는데 한국으로 치면 민주노총과 대한상의 역할을 하는 단체가 합심해 연금 개혁을 일사천리로 이뤘다. 지금의 한국에선 상상도 못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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