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아! 코스피] ⑩ 다시 만피 꿈꾸려면…단기 지수 부양보다 구조 개선해야 (2026년 10월 29일)
![(뉴스핌) [아! 코스피] ⑩ 다시 만피 꿈꾸려면…단기 지수 부양보다 구조 개선해야 (2026년 10월 29일)](/uploads/editor/2026/10/78c36fd83c534865a51bc1d54261e319-2610281628140700.jpg)
정부, 단기 부양보다
기업 성장·시장 자율성 강조해야
퇴직연금 500조 시대,
장기투자·투자자 보호 과제
기금위 정부 구성 비중 높아…
정권 입김 우려
회의록 '4년 뒤 공개',
견제 장치도 '전무'
[서울=뉴스핌] 이나영·신도경 기자 =
9000선을 넘어섰던 코스피가 5000선 대까지 하락한 뒤 6000선을 회복한 가운데 정부의 증시 활성화 정책과 시장 개입 범위를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단기적인 지수 부양에 집중하기보다 기업의 성장 기반을 강화하고 장기투자 자금을 확충하는 등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올해 증시 급등락 과정에서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투자 비중 조정과 리밸런싱 유예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면서 연기금 운용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기업가치 개선과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한편, 국민연금 운용에 대한 정치적 개입은 최소화하고 독립적인 의사결정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 지수 부양보다 기업 성장…저PBR 해소·민간투자 확대 과제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6월 22일 종가 기준 최고치인 9114.55를 기록한 뒤 이달 22일 5533.77까지 하락했다. 이후 반등하며 전날(28일)에는 6012.44로 거래를 마쳐 6000선을 회복했다.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된 시장 구조와 외국인 자금 유출 등이 증시 변동성을 키운 가운데 시장에서는 지속적인 증시 성장을 위해 기업의 생산성과 수익성을 높이는 정책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인위적으로 증시를 끌어올릴 필요는 없다"며
"기업의 수출과 생산성이 높아지고 고용이 확대되면서 경제가 성장해야 주가도 지속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민간투자를 활성화하고 성장기업을 육성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특히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이 자금을 확보하고 사업을 확대할 수 있도록 투자 환경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정부도 투자를 하지만 민간이 투자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며
"기술 중소기업과 과학기술 중소기업에 투자하고 이들이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장기업의 저평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제도 개선 역시 중요하다.
기업의 이익 성장과 주주환원 확대가 기업가치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배구조와 자본시장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증시의 저PBR 문제가 여전히 심각한 만큼 이를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이 필요하다"며
"주가 누르기 방지 등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의 방향성이 제시된 만큼 신속하게 시행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장기투자 기반 확충·고위험 상품 관리…개인투자자 보호 강화
정부의 주요 정책 과제로는 장기투자 기반 확충과 개인투자자 보호 체계 강화도 꼽힌다.
외국인 매매에 따라 증시가 크게 움직이는 구조를 완화하려면 국민연금 외에도 퇴직연금과 개인연금 등 다양한 장기투자 자금이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퇴직연금 적립금은 501조4000억원으로 전년보다 69조7000억원(16.1%) 증가했다.
확정급여형(DB) 적립금은 228조9000억원, 확정기여형(DC)과 기업형 IRP는 141조6000억원, 개인형 IRP는 130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퇴직연금의 규모가 확대되는 만큼 운용성과를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이 발간한 '퇴직연금 사업자의 성과와 시장점유율' 보고서에 따르면 퇴직연금 사업자의 장기 운용성과와 시장점유율 사이에는 뚜렷한 관계가 나타나지 않았다.
운용성과가 가입자의 선택과 자금 이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디폴트옵션 개선과 투자상품 단순화, 사업자의 운용 책임 강화 등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장기투자에 대한 세제 지원도 개선 과제로 꼽힌다. 금융자산의 장기 보유를 유도할 수 있도록 관련 세제 지원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개인투자자의 고위험 상품 투자에 대한 관리 또한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올해 증시 급등락 과정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와 신용거래 등의 위험이 부각된 만큼 금융회사의 판매 책임과 투자자의 위험 감내 능력을 고려한 상품 권유 체계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위원은 "국내에서는 레버리지 ETF와 신용거래 등을 통해 고위험 투자를 비교적 쉽게 할 수 있다"며
"투자 위험을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투자자를 중심으로 상품이 권유돼야 한다"고 말했다.
장기투자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개인투자자 보호와 함께 기관투자자의 운용 체계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국내 증시의 주요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의 기금운용 체계를 개선하는 문제도 중요하다.
◆ 손실 책임은 불분명…기금위 독립성 명문화·회의록 공개 범위 조정 '시급'
위축된 침체기를 벗어나 지속 가능한 성장 궤도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 정립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복되는 정치적 외풍을 차단하고 전문성에 기반한 투자의사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국회와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이 최고 성과를 내기 위해 정부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로 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의 전문성 확보를 위한 거버넌스 개편을 꼽는다.
현재 기금위는 복지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하고 정부 당연직 6명, 사용자 대표 2명, 근로자 대표 3명, 지역 가입자대표 5명,
관계 전문가 2명으로 구성된다.

사진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AI 일러스트=제미나이]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4일 연금공단 국정감사에서 "기금위 구성 자체가 정권 입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며
"리밸런싱이나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상향하는 중대한 결정에 정부 측의 입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뿐더러 전문성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김성주 연금공단 이사장은 "정부 위원을 줄이고 가입자 대표를 늘리라는 법안을 발의한 적이 있다"며 "정부 측 구성위원 비중이 너무 높다"고 공감했다.
전문성이 아닌 대표 체제에 따른 기계적 구성도 문제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보사연 원장의 경우 건강보험만 연구한 전문가로 보사연 원장이 됐다고해서 국민연금 전문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현재 기금위 운영 형태에서는 정부가 기금 운영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지점이 굉장히 많다"고 지적했다.
정부 중심의 기금위 구성이 국민연금의 자산배분 결정 과정에서 정부의 뜻대로 작용되는 문제도 오랫동안 제기됐다.
실제로 정부는 2021년에도 전략적 자산배분(SAA) 예외 허용 한도를 1% 올렸다.
지난 4월 공개된 '2021년 3월 기금운용위 3차 회의록'에 따르면, 기금 운용의 장기 전략 틀을 운용 기간 중에 긴급 변경하는 것에 대한 우려 입장이 제기됐다.
그러나 김용범 당시 기획재정부 차관과 김용진 당시 연금공단 이사장은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의견을 개진했다.
SAA 상향 직후 증시 폭락 여파로 2022년 국민연금 전체 수익률은 -8.22%로 역대 최악의 성과를 기록했다.
약 79조60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었다.
이처럼 정부 관료와 직역별 이해관계자 중심으로 구성된 의사결정 체계 구조로는 급변하는 금융 시장에서 자산운용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반면 해외 주요 연기금들은 전문성과 독립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일본 후생연금(GPIF)은 이사장 1명과 금융계·기업계·학계 출신 9명으로 구성된 경영위원회가 의사결정을 주도한다.
캐나다 연금(CPP)은 의장 1명과 투자전문가 11명으로 이루어진 투자위원회가 운용을 전담하며,
노르웨이 국부펀드(GPFG)는 중앙은행에 운용을 위탁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AI 일러스트=제미나이]
전문가들은 자산운용 전문가 중심으로 기금위 체제를 개편하고 정치적 개입을 최소화해야 국민연금이 수익률 제고와 증시 안정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다할 수 있다고 제언한다.
정치권 영향을 100% 벗어날 수 없더라도 정부와 정치권이 개입하지 못하거나 개입할 경우에 대한 조치를 법적으로 명문화해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2021년 당시 정부 정책 추진 과정에서 국민연금 기금 운용에 영향이 미쳤음에도, 향후 책임 소재를 가리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를 보완해야 한다는 것이다.
회의록 공개 범위에 대한 개선도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기금위 회의록에는 자산배분 목표 비중 조정, 특정 자산군 매도·매수 유예, 리밸런싱 한도 조정 등 국민연금의 핵심 투자 전략과 시장 예측이 담겨 있어 최장 4년의 비공개 기간을 둘 수 있다.
그러나 회의록을 4년 뒤에나 공개하는 것은 실질적인 감시와 견제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만큼 즉시 공개하도록 해 정권·정치권의 외풍에 휘둘려 비합리적인 결정을 하지 않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 명예위원은 "발언자 당사자와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국내 주식 투자 비중 확대와 리밸런싱 유예같은 부분은 익명처리하고 회의록을 공개하면 된다"며 "이후 4년 뒤에 실명으로 공개해 대조하는 방식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했다.
안상훈 국민의힘 의원과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금위 독립성·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국민연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한 상태다.
안 의원이 발의한 법안에는 기금 관리·운용 시 정치적 개입을 하지 않고 독립성을 반드시 보장하도록 법률상 책임을 명시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박 의원이 발의한 안에는 전문가 비중을 높이는 데 중점을 뒀다.
복지부 관계자는 "기금위 구성은 법 개정 사항이기 때문에 어떤 부분은 동의하고 어떤 부분은 반영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복지부 관계자도 "전문성이나 대표성을 강화해야하는 의견이 있는데 전체적으로 봐야 한다"며
"핀 포인트로는 어렵고 개정 과정을 통해 전반적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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