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재정 골든타임] ③ 줄일 수 없는 지출이 몰려온다…2030년, 재정 지출 절반 이상 '고정비' (2026년 10월 30일)
![(뉴스핌) 재정 골든타임] ③ 줄일 수 없는 지출이 몰려온다…2030년, 재정 지출 절반 이상 '고정비' (2026년 10월 30일)](/uploads/editor/2026/10/5227f53428bc450daddd9be2ab6e047a-2610301241563260.jpg)
예산 1000조 눈앞…
의무지출 53%에 '비상'
4년 뒤 의무지출 140조 늘어…
미래 대응력↓
저출산·고령화·국민연금·건보 지출 '첩첩산중'
프랑스, 더 받는 연금 방치…
한국, 속도 더 빨라
반도체 세수 일시적…
연금 개혁·조세 개편 시급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연금 개혁과 긴축 예산 저항으로 시작된 프랑스의 대규모 시위는 한국 재정 정책에 경고장을 보낸 미래의 모습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의 전체 재정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웃도는 '경성 재정'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프랑스의 재정 위기가 한국에서도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 2030년 의무지출, 재정 지출 절반 이상…4년 새 140조 '폭증' 기획예산처(예산처)가 지난 9월 발표한 '2026~2030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올해 총 재정지출은 본예산 727조9000억원에서 추경 편성 후 753조원으로 늘었다. 이 중 본예산 기준 387조7000억원(53.3%)이었던 의무지출은 추경 편성 시 397조5000억원(52.8%)으로 늘어 총 지출액의 절반을 넘어섰다. 1년 새 약 10조원가량이 증가한 셈이다. ![]()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2026.10.30 [email protected] 의무지출은 법령에 의해 지급 의무가 확정된 지출이다. 국민연금, 건강보험 법정지원, 기초연금, 지방교부세, 이자지불 등이 포함된다. 국회예산정책처(예정처)가 지난 3월 발간한 '2026 대한민국 재정'에 따르면 의무지출 사업 수는 33개 부처에 총 157개(세부사업 기준)이다. 2026년도 예산액 기준 가장 큰 규모의 의무지출 사업은 교육부의 보통교부금으로 69조49억원이다. 그 다음으로 행정안전부의 보통교부세 61조6984억원, 보건복지부 소관의 국민연금 급여지급 54조5085억원, 재정경제부 소관 국고채 이자상환 34조3155억원, 인사혁신처의 퇴직급여 24조9076억원이다. 상위 20개 사업을 부처별 사업 수로 살펴보면 복지부가 5개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교육부 4개, 고용노동부 3개, 인사혁신처 2개, 행정안전부 2개, 국가보훈부, 국방부, 국토교통부, 재정경제부 각 1개 순이다. 문제는 고정비를 의미하는 의무지출액은 재정의 총량 증가 속도보다 훨씬 빠르게 불어나 재정 경직성이 심화된다는 것이다. 전체 예산은 한정돼 있는데 의무지출이 절반 이상을 집어삼키면 정부가 경기 침체 대응 미래 먹거리 연구개발(R&D) 투자 등에 쓸 수 있는 재량지출의 여력이 줄어든다. 특히 경제 위기나 돌발 상황에서 쓸 수 있는 '수중의 자유 자금'이 사라져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 ![]() 국회예산정책처·'2026 대한민국 재정'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일러스트=제미나이] '2026~2030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2030년까지 의무지출의 연 평균 증가율은 8.5%에 달한다. 총 재정지출은 연평균 8.4% 증가해 2030년 1005조2000억원으로 '예산 1000조원 시대'에 진입한다. 연도별 세부 지표를 살펴보면 의무지출은 ▲2027년 426조8000억원(52.0%) ▲2028년 471조9000억원(52.7%) ▲2029년 511조8000억원(53.5%) ▲2030년 537조9000억원(53.5%)으로 매년 수십조원씩 불어난다. 올해뿐 아니라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년 절반을 넘어선다. 2026년 397조5000억원이던 의무지출은 4년 사이에 140조4000억원이 늘어난다. 총 재정지출액 대비 의무지출 비중도 2026년 추경 기준 52.8%에서 2030년 53.5%로 0.7%p(포인트) 늘어난다. 예산처는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른 연금·의료 등 복지소요 확대, 이자지출 부담 등으로 의무지출 규모가 지속 증가할 전망했다. 예정처도 저출산·고령화 심화에 따른 복지 분야 법정지출의 확대 등에 따라 총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향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2026 대한민국 재정'의 의무지출의 세부 유형별 기존 추이를 살펴보면, 지방이전재원 분야 의무지출 규모는 2024년을 제외하면 2022년부터 2026년까지 증가하는 양상이 나타난다. 복지 분야 의무지출 규모도 2022년부터 2026년까지 증가해 의무지출 예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정부는 재정 부족으로 건강보험 국고지원 법정 의무 비율(20%)도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 내년도 국민건강보험 정부지원 비율은 14.4%로 불과해 이를 20%까지 올리려면 의무지출의 압박은 더 거세진다. 지난해 연금개혁으로 국민연금 국가 지급보장 명문화까지 추진돼 향후 의무지출은 더욱 폭발적으로 증가할 예정이다. ◆ 고령화·연금 폭탄에 짓눌린 재정…연금·조세개혁 '시급' 예정처는 의무지출의 증가는 재정의 신축성과 경기대응력을 저하시킬 가능성이 있어 향후 의무지출 효율화 노력 등을 통한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전문가들도 의무지출의 경직된 확대가 정부의 재정 유연성을 완전히 고갈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프랑스는 복지·연금 등 의무지출을 감당하지 못해 500억 유로 이상의 지출 감축을 포함한 긴축 예산안을 내놓았다. 열악한 공교육 환경, 공공서비스 축소, 복지 삭감에 직면한 국민이 거리로 나온 것이다. 프랑스보다 저출산·고령화가 심각한 한국 역시 의무지출 제어에 실패할 경우 사회적 갈등을 피할 수 없다. '2026~2030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보면 정책적 목적으로 쓸 수 있는 재량지출 비중은 2026년 추경으로 인해 355조6000억원으로 전체 대비 47.2%를 차지하지만 2030년에는 467조3000억원으로 전체 대비 46.5%까지 줄어든다. 정부는 내년 총 107조6000억원 규모의 재량·의무지출 구조조정을 단행해 재량지출 38조6000억원을 절감할 예정이다. 지방교부세·교육교부금의 자동 증가구조 등 의무지출 제도를 손질해 69조원의 구조 개편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법정 지출 항목 자체를 수술하는 근본적인 연금·복지 구조 개혁 없이는 재정 건전성 확보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덴마크와 네덜란드는 세금으로 투입하는 분야가 기초연금밖에 없어 재정 불안정 문제가 없다"며 "이 나라들은 연금 제도 자체의 수지 균형을 맞춰놨다"고 했다. 윤 명예연구위원은 "반면 프랑스는 낸 보험료보다 훨씬 더 많이 받는 제도를 고치지 않고 오랫동안 운영했다"며 "퇴직한 사람들은 70% 수준의 연금액을 받고 국가는 적립한 돈이 하나도 없는 상황에서 투표권이 없는 청년층이 누려야할 것을 줄이니까 거리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명예연구위원은 "우리나라도 지금처럼 낸 보험료보다 많이 받는 구조를 유지하면 프랑스처럼 될 가능성이 있다"며 "프랑스보다 낸 보험료 대비 연금액을 받은 차이가 더 큰만큼 속도는 더 빠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대표도 "초고령화에 따라 재정 지출 부담이 있다"며 "미래 대비를 잘 하면 무난히 넘어갈 수 있지만 미리 대비를 하지 않으면 사회적 갈등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 대표는 "건강보험이나 국민연금이 미래 복지 지출의 최대 항목인데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안이하게 운영하면 문제가 커질 수 있다"며 "현재 정부는 건강보험이나 국민연금에서의 책임을 다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프랑스를 반면교사로 삼아 성실하게 국가 재정을 튼튼히 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정년 연장보다 '낸 만큼 받는' 연금 개혁 구조를 먼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오 대표는 세수 기반을 탄탄하게 하기 위해 조세 개혁도 시급하다고 했다. 윤 명예연구위원은 "우리는 낸 것보다 더 많이 받기 때문에 정년연장을 먼저하면 연금 재정은 훨씬 악화될 수 밖에 없다"며 "낸 만큼 받는 쪽으로 제도를 고치고 가야 한다"고 했다. 오 대표도 "43%의 소득대체율은 사회적 조정이 타협됐기 때문에 여기서 더 인상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고 언젠가는 수지 균형 재정 구조(수지와 지출을 일치시키는 구조)로 가야 한다"고 했다. 오 대표는 "반도체 초과 세수는 일시적인 것으로 세수 기반을 탄탄하게하는 조세 개혁이 필요하다"며 "연금 개혁과 조세 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