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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시혜성 복지의 종말 보여주는 佛 사태[포럼] (2026.10.21.)

2026.10.21
(문화일보) 시혜성 복지의 종말 보여주는 佛 사태[포럼] (2026.10.21.)

송헌재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

프랑스 전역을 뒤흔들고 있는 대규모 시위와 정국 불안은 단순한 정책 갈등이나 정권에 대한 반발이 아니다.

이는 수십 년간 누적돼 온 복지 지출 확대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한 재정 건전성의 붕괴가 결합돼 터져 나온 구조적 재정위기의 신호탄이다.

프랑스 정부는 늘어나는 복지 수요와 사회적 합의의 부재 속에서 연금 개혁과 지출 감축을 시도했으나, 이미 단맛에 길든 수혜 집단의 거센 저항에 부닥쳤다.

표(票)를 얻기 위해 당장의 시혜성 지출을 늘리고 미래세대로 부담을 미뤄온 포퓰리즘 정치의 유산이 국가 재정의 발목을 잡고 사회적 갈등을 극대화한 비극적 단면이다.

프랑스 사태가 주는 메시지는 매우 명확하다.

재정지출의 확대는 한 번 시작되면 되돌리기 극히 어렵다는 지출의 불(不)가역성이다.

복지제도나 시혜성 이전(移轉)지출은 국민에게 기본권리로 인식된다. 따라서 경기가 침체하거나 세수가 줄어드는 상황이 오더라도 이를 축소하거나 구조조정 하기가 정치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프랑스가 보여준 진통은 제도를 만들긴 쉽지만, 재정 현실에 맞게 개선하는 일은 치명적인 사회적 비용을 수반한다는 엄중한 경고다.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저출생·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복지 지출의 자연 증가율은 이미 경고등이 켜졌다.

그러나 정치권의 예산 논의를 보면 단기 세수 증가에 기대어 항구적인 복지 지출과 현금성 지원 사업을 신설하려 한다.

일시적 수입을 기반으로 고정적 경상지출을 늘리는 구조는 가장 경계해야 할 위험 요소다.

세수가 좋을 때는 선심성 사업을 늘리고 세수가 부족해지면 국채를 발행해 나랏빚으로 곳간을 메우는 행태가 반복되면, 우리도 프랑스의 재정 딜레마를 피할 수 없다.

프랑스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당장 확립해야 할 재정 운용의 원칙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일시적 세수에 항구적 지출을 얹는 구조를 철저히 경계해야 한다. 경기변동이나 특정 산업의 반짝 특수로 얻은 세수는 채무상환부터 해야지, 매년 고정 지출의 재원으로 삼아선 안 된다. 지출의 성격을 경상지출과 일회성 지출로 명확히 분리해 심의하는 엄격한 예산 규율이 정립돼야 한다.

둘째, 재정지출의 패러다임을 단기 시혜성 복지에서 미래지향적 투자로 바꿔야 한다.

국가 재정의 본래 역할은 당장의 소비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잠재성장률을 제고할 수 있는 인적자본 형성, 첨단 과학기술 연구·개발(R&D), 미래세대를 위한 교육 및 인프라 구축에 우선 배분돼야 한다. 국회가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국가 재정의 틀을 튼튼하게 만드는 제도적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다.

재정은 한정된 자원을 미래세대와 나누는 약속이자 국가경제를 지탱하는 마지막 보루다.

눈앞의 표심과 정치적 이해관계를 위해 재정의 안정성을 흔드는 포퓰리즘은 당장은 달콤할지 몰라도 청년세대와 미래세대에 갚을 수 없는 빚더미를 물려주는 일이다.

프랑스의 혼란은 재정이 무너졌을 때 사회 전체가 치러야 할 대가가 얼마나 혹독한지를 뼈아프게 보여준다. 이제라도 우리는 냉정한 자기반성을 통해 소비성 지출을 통제하고 미래 성장동력에 집중하는 건전하고 지혜로운 재정 운용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21/0002826667?sid=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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