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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연구회

[리셋 코리아] 국민연금 손대면 고환율 못 잡고 노후만 불안 (2026.01.19.)

2026.01.18
  • #국민연금법
[리셋 코리아] 국민연금 손대면 고환율 못 잡고 노후만 불안 (2026.01.19.)

(기금 지속성 관건은

독립성 유지
외국도 연금 자율 운영이

보편적
고환율 해법은

경제 체질 강화뿐)

정부와 여당은 기금운영만 잘하면 국민연금 소진 시점을 2071년, 심지어 2090년까지도 연기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최근 들어 이러한 분위기가 급변했다. 국민연금 공공성 원칙을 들면서, 정부의 정책 목적에 국민연금 활용을 당연시하고 있어서다. 그동안 기금 운영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노력해 온 결실이 기금운용위원회 의결을 거쳐 전략적·전술적 자산 배분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이런 기금 운영 방식이 흔들리고 있다. ‘뉴프레임워크’ 구호 하에 정부가 주도적으로 기금을 운영하겠다고 해서다. 최근 기금운용위원회 개최 이후, 보건복지부 1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태스크포스(TF)가 구성돼 전략적 모호성을 추구하는 환헤지에 들어갔다. 이런 조치가 없었다면 올렸을 수익을 포기해야 하다 보니 문제가 생겨난다.

국민연금 기금운용 지침 제4조는 수익성·안정성·공공성·유동성·독립성 등 기금운용 원칙을 명시하고 있다. 제8조 전략적 자산배분은 “기금운용위원회가 매년 향후 5년의 기간에 대한 자산배분 목표를 설정한 후 이의 이행을 위해 연간 기금운용계획을 수립하도록 한다”고 돼 있다. 제11조 전술적 자산배분에서는 “경제 상황의 변화 및 금융시장 전망에 따라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정한 전략적 자산 배분을 전술적으로 조정할 수 있으며 자산군별 비중이 투자 허용 범위를 벗어나는 경우 그 근거를 명확히 하여 기금운용위원회에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규정했다. 특히 제13조(외환관리 정책) 3항은 “해외투자 및 외화 단기자금에 의한 외환 익스포저(노출)는 헤지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명시했다. 이러한 기금운영 지침이 불투명해지니 논란이 되는 것이다.

그동안 단지 수익률 제고 차원에서 국민연금기금 대부분을 해외 투자로 돌리는 것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가 작지 않았다. 국내에서 조성된 자금을 수익률 제고 차원에서 해외로 대거 반출할 경우 예상되는 부작용을 우려해서였다. 그렇다고 해서 기금의 국내 주식 비중을 높이는 것도 완전한 대안이 되지 못한다. 국민연금이 국내 주요 기업의 대주주가 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자칫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통해 기업 경영에 관여하고 정부가 기업 운영을 좌지우지하는 연금사회주의 문제가 거론된 배경이다. 국내 국채 비중을 높이는 것도 문제다. 확장적 재정정책이 지속하는 상황에서 적자예산 편성의 손쉬운 수단이 될 수 있어서다.외국 사례를 봐도 명확한 해법은 없다. 대규모 국부펀드를 운용하는 노르웨이는 전액을 해외 투자한다. 반면에 일본은 우리보다 더 보수적으로 운영한다. 해외 주식뿐 아니라 대체투자 비중도 훨씬 낮다. 철저한 정치적 독립성 원칙 하에, 전 세계 최고 수준의 전문가가 운영하는 캐나다연금(CPP)과 우리 운용 현실에는 큰 차이가 있다.

소규모 개방경제인 한국은 우리와 유사한 환경에 놓인 스웨덴 사례를 주목해야 한다. 1990년대 초 경제위기를 겪었던 스웨덴은 1995년 국가부채 비율이 76.6%까지 치솟았다. 예란 페르손 총리는 “빚진 사람에게 자유는 없다”고 호소하면서 대책을 마련했다. 3년 단위로 예산을 편성하되 한 해 적자예산을 편성했다면, 3년 이내에 그 적자를 해소해야만 하는 예산편성 준칙을 마련했다. 이런 노력으로 2010년 스웨덴 국가부채는 34.8% 수준까지 떨어졌다. 스웨덴의 국가부채 비율은 아직도 40% 이하다. 국가부채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우리와 대비된다.

적지 않은 국민과 외국인 투자자가 원화 약세(달러 강세) 추세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였던 이유는 우리 경제의 앞날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인 것 같다. 잠재 성장률이 급락하는 현실에서, 적자예산을 편성하면서도 미래 먹거리에 대한 집중 투자보다는 선심성 지출로 누수되는 돈이 더 많다고 보기 때문일 것이다.

국내 주식투자 비중을 높여달라고 국민에게 읍소하는 명분과 타당성을 확보하려면, 상응하는 조치가 있어야 한다. 건전 재정으로의 회귀에 대한 확신을 주어야 한다. 허리띠를 졸라매는 고통 없이 임시방편으로 국민연금을 활용하려고만 한다면, 고환율도 못 잡고 국민 노후만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정부는 이런 우려에 귀를 열어야 한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명예연구위원·리셋코리아 연금개혁분과 위원장

https://n.news.naver.com/article/025/0003497427?sid=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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