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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연구회

(매일경제 김제관 기자 기명 칼럼) [기자24시] 유럽 재정 위기가 보내는 경고 (2026.10.08)

2026.10.08
(매일경제 김제관 기자 기명 칼럼) [기자24시] 유럽 재정 위기가 보내는 경고 (2026.10.08)

1990년대 스웨덴은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12%를 넘는 재정난을 겪었다.

정부는 연금과 사회보험을 손보고 지출에 상한을 두는 개혁에 나섰고 정치권도 뜻을 모았다.

정권이 바뀐 뒤에도 개혁은 이어졌고 1998년 재정수지는 흑자로 돌아섰다.

30여 년이 흐른 지금 프랑스 상황은 정반대다. 국가 부채는 GDP의 120%에 육박하고 재정적자는 유럽연합(EU) 기준을 웃돈다. 고령화로 연금·의료비가 늘고 금리 상승으로 이자 비용도 불어나고 있다.

하지만 개혁이 필요한 상황에서 이를 실행할 정치적 힘은 찾기 어렵다. 프랑스 의회는 좌우로 갈라져 있다. 지출을 줄이거나 세금을 늘리려 하면 거센 반발에 부딪힌다. 긴축을 추진한 정부는 불신임으로 무너졌다.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감세와 지원 확대 요구까지 커지고 있다.

스웨덴이 위기를 벗어날 때 있었던 정치적 합의를 지금의 프랑스에서는 찾기 힘들다.이런 재정·정치 불안은 프랑스에 그치지 않는다. 스페인 등 다른 유럽 국가에서도 재정 부담과 생활비 지원 요구, 정치적 분열이 맞물리고 있다.

유럽 국채금리가 뛰면서 2010년 유럽을 뒤흔든 재정위기의 악몽이 되살아날 수 있다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문제는 시장이 정치의 결정을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2022년 영국 리즈 트러스 정부는 재원 대책 없는 대규모 감세로 국채와 파운드화가 급락하자 정책을 철회했고 취임 49일 만에 물러났다.

최근 프랑스 국채금리가 24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것도 재정 문제를 해결할 정치적 능력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을 반영한다.

한국도 남 일처럼 바라볼 처지가 아니다. 저출생·고령화로 연금과 복지 지출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경기 부양과 각종 지원 요구도 커지고 있다.

유럽이 주는 교훈은 재정위기가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쓸 돈은 늘어나는데 이를 감당할 힘은 약해지고 정치가 어려운 결정을 미루는 동안 문제는 쌓인다.

지금 유럽을 짓누르는 빚의 무게는 우리에게도 익숙한 고민이다. 유럽의 재정위기 경고음을 남의 나라 이야기로만 들어서는 안 된다.

[김제관 글로벌경제부 기자]

https://n.news.naver.com/article/009/0005746114?sid=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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