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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sion Future Forum

(신동아) “공무원 상여도 못 주는데 70년간 ‘동학 수당’ 지급이 맞겠나” (입력 2026.10.23.)

2026.10.23
(신동아)  “공무원 상여도 못 주는데 70년간 ‘동학 수당’ 지급이 맞겠나” (입력 2026.10.23.)

[Interview]

장병익 전주시의회 예산결산위원장의 토로

● “132년 기다렸는데”…유족 항의에 마음 무거웠던 삭감
● 전북도 주도사업에 도
30%, 시·군 70% 부담이라니…
●
10~20대 증손까지 지급 시작하면 70년 부담할 수도
● 연
60만→ 120만 원, 지급 전부터 인상…시 부담 껑충
● 대상자
37%가 전주에…분담률 같아도 재정 부담 달라
● 공무원 성과상여금도 미뤘는데 신규 수당 지급하라니
● 형편 좋았다면 기꺼이 했을 것…복지정책은 신중해야
● 한 세기 늦은 명예 회복…증손자녀 지원, 형평성도 따져야

“오늘날 프랑스 등 유럽에서 벌어지는 일을 보면 생각이 많아진다. 과감하게 복지를 확대했는데 경제활동은 활발하지 않고 부담은 쌓이고 있다. 그렇다고 한번 시작한 복지를 중간에 멈출 수 있겠나. 그래서 복지정책을 결정할 때는 특히 신중해야 한다. 필요성과 중요성도 살펴야겠지만 재정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지도 따져야 한다. 형편이 어려울 때 복지를 늘리면 재정이 더 나빠질 수도 있다.”

장병익(38) 전주시의회 예산결산위원장이 10월 14일 전주 전주시의회 의원실에서 진행한 ‘신동아’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전주시의회는 9월 16일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유족수당’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전북도가 동학농민운동 참여자의 증손자녀까지 매년 120만 원씩 지급하기로 하자, 전주시는 재정 형편을 고려해 첫해 지급액을 절반으로 낮춰 예산을 편성했다. 그러나 시의회는 이마저 받아들이지 않았다. 시의 상황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장 위원장은 유족의 서운함을 이해하기에 마음이 무거웠다고 했다. 다만 한번 지급하면 중단하기 어려운 만큼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고 부연했다. 다음은 장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132년 기다렸는데”…유족 항의에 마음 무거웠던 삭감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유족수당 예산을 전액 삭감했는데.

“크게 세 가지를 놓고 고민했다. 첫째는 재정 분담 문제다. 전북도가 주도하는 사업인데 도는 30%만 내고 시·군이 70%를 부담하는 구조였다. 비용 대부분을 부담해야 하는 시·군과 충분히 협의해 정한 비율인지 의문이었다. 둘째는 전주에 쏠리는 부담이다. 도내 대상자 723명 가운데 267명, 약 37%가 전주에 살고 있다. 지역마다 대상자 수가 다른데 똑같이 70%를 부담하라는 게 합리적인가. 전주는 공무원 성과상여금조차 제때 주지 못할 만큼 재정이 어렵다. 셋째는 지원제도가 적절한가 하는 문제다. 증손자녀까지 지원하는 게 맞는지, 다른 보훈·유족 지원과 형평성은 맞는지, 비슷한 지원을 중복해서 받는 것은 아닌지 충분히 따져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전주시의 재정 상황은 어느 정도로 어렵나.

“‘위기’라는 표현을 써야 할 정도다. 당장 공무원 2300여 명에게 9월에 지급하려던 성과상여금 약 40억 원도 내년 초로 미뤘다. 이미 지급했어야 할 돈도 제때 주지 못하는 상황이다. 시는 신규 지방채 발행을 원칙적으로 동결하고, 대형 사업 104건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 기존 사업까지 줄여야 하는 처지에 장기간 이어질 새로운 지출을 결정하기가 쉽겠나. 유족을 예우하자는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지금이 적절한 시기인지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한번 지원을 시작하면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나.

“중요한 판단 요소였다. 대상자는 대부분 고령이지만 증손자녀 중에는 10~20대도 있다. 이런 사업은 한번 시작하면 줄이거나 중단하기 어렵다. 지급을 시작하면 앞으로 70년 가까이 지원해야 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지급액이 늘어날 가능성도 고려해야 했다. 실제로 당초 연 60만 원으로 계획했던 수당이 1년도 안 돼 120만 원으로 두 배가 됐다. 지금의 분담 구조로 연 120만 원을 지급하면 전주시가 매년 부담할 금액은 2억2000만 원 이상이다. 첫해 예산을 통과시키면 이후에도 이 구조가 유지되는 만큼 비용 부담을 어떻게 나눌지 충분히 따져야 한다고 봤다.”

예산 삭감 이후 유족들이 항의 방문을 했는데.

“그렇다. 유족들이 의회와 시청을 찾아왔다. ‘132년을 기다려 시작되는 예우인데 왜 전주에서 막혀야 하느냐’며 ‘다른 시·군과 달리 전주 유족만 차별받는 것 아니냐’ 하시더라. 서운한 마음을 이해하기에 마음이 무거웠다. 그러나 전주시가 공무원 성과상여금도 지급하지 못할 만큼 어렵고,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수당을 지급하는 것은 예결위원장으로서 어려운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유족수당 자체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지급할 수 있도록 재원 분담 구조를 바로잡자는 취지라고도 말씀드렸다.”

전주시 재정이 이처럼 어려워진 이유는 뭔가.

“전주는 도청 소재지로서 주변 지역을 아우르는 기능을 하는 도시다. 그런데 그 역할에 맞는 재원이 배분되지 않는다고 본다. 전주도 인구가 줄고 있지만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아 지방교부세를 상대적으로 적게 지원받고 있다. (인구 60만 도시인데) 인구 10만 명 안팎의 도시들과 비슷한 수준의 지방교부세를 받고 있다. 자체적으로 세입을 늘리기도 어렵다. 전주는 기업 기반이 약한 소비도시여서 의존 재원에 기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세수가 줄고 고령인구 비율은 높아지고 있다. 반드시 지출해야 할 경비가 자주재원보다 많아진 상황이다.”

형편 좋았다면 기꺼이 했을 것…지금 시작하는 게 맞나

유족수당 사업을 처음 접했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

“동학농민운동의 의미는 우리도 마음에 담고 있다. 재정 상황이 좋았다면 기꺼이 지원하고 싶었을 것이다. 다만 사업의 필요성과 함께 지금 우리가 처한 형편도 생각해야 하지 않겠나. 당장 받아야 할 돈을 받지 못하는 공무원들이 있고, 어려움을 겪는 시민들도 있다. 사업의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지금 이 시기에 시작하는 것이 맞는지 마음이 무거웠다. 재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앞으로 70년 가까이 지급할 수도 있는 지원을 시작하려니 고민되더라.”

전북도는 공청회와 시·군 협의를 거쳐 추진한 사업이라고 설명했는데.

“도 차원에서 전문가들과 지원 범위나 사업의 적정성을 놓고 논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그 내용이 전주시나 시의회에 충분히 공유됐는지는 별개다. 저 역시 예산 심사 과정에서 사업의 구체적 내용을 알게 됐다. 지난해 도민 공청회 보도를 보면 논의는 주로 유족에게 얼마를 지급할지에 집중됐다. 이후 계획된 지급액이 연 60만 원에서 120만 원으로 두 배가 됐는데 분담 비율은 그대로였다. 시·군 부담도 두 배로 늘어난 셈이다. 전주시가 도 기준의 절반인 연 60만 원으로 예산을 편성한 것도 재정 부담 때문이었다. 협의 절차를 거쳤다는 것과 비용을 부담할 시·군의 사정이 실제로 반영됐다는 것은 다르다고 본다.”

도와 시·군의 분담 비율은 어느 정도가 적절하다고 보나.

“개인적으로는 지금과 반대로 도가 70%, 시·군이 30%를 부담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현실적으로는 50대 50으로 조정해도 지금보다 낫지 않겠나. 도가 주도하고 지급액도 정하는 사업인 만큼 그에 걸맞은 재정 책임을 져야 한다. 지급액을 결정하는 쪽이 비용도 더 부담해야 증액에 신중해질 수 있다. 시·군별 대상자 수와 재정 여건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전주처럼 대상자가 집중된 곳은 도의 부담 비율을 높이는 방식이다. 앞으로 지급액이나 지원 대상을 바꿀 때도 비용을 함께 부담하는 시·군과 미리 협의해야 한다.”

광역자치단체가 추진하는 정책에 기초의회가 제동을 건 셈인데.

“제 입장은 분명하다. 저는 광역의원이 아니라 전주시민을 대표하는 기초의원이다. 전주시민의 몫을 챙기는 것이 해야 할 일이다. 복지사업의 비용을 분담하는 것은 좋다. 다만 시민들이 납득할 만한 명분이 있어야 한다. 시에 적절한 사업인지, 그 부담이 시민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따져야 하지 않겠나. 결국 시가 비용을 부담한다. 그로 인해 전주시민들이 고통받는다면 언제든 반대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이번 수당은 특정 대상을 지원하는 사업인 만큼 그 밖의 시민들에게 미칠 영향도 생각해야 했다.”

한 세기 늦은 명예 회복…증손자녀 지원, 형평성도 따져야

동학농민운동을 기억하는 일과 후손에게 매월 현금을 지급하는 것은 별개라는 지적도 있다. 꼭 정기적으로 현금을 지원하는 방식을 고수할 필요가 있나.

“둘 다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역사를 기리고 참여자의 명예를 회복하는 일도 해야 하지만, 오랫동안 예우받지 못한 유족들에게 예우를 갖추는 일도 필요하다. 기념사업과 유족수당 중 하나만 선택할 문제라고 보지는 않는다. 다만 계속 말했듯 지금 전주시가 처한 상황에서 지급을 시작하는 것이 적절한지가 고민이다. 이렇게 중요한 사안이라면 국가 차원에서 법과 제도, 예산을 마련해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일을 지방정부가 감당하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다. 국가가 주도적으로 제도를 만들고 보완해야 할 일을 자꾸 지방정부에 넘겨 재정 부담을 지워서는 안 된다.”

증손자녀까지 지원하는 것은 범위가 지나치게 넓다는 지적이 있는데.

“동학농민군의 명예 회복이 한 세기 넘게 늦어진 사정을 고려해야 한다. 기존 범위만 고수하면 대상자가 너무 적어 제도가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는 점도 생각해야 하지 않겠나. 물론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많다는 것도 안다. 다만 유족의 목소리도 고려해야 했다. 그럼에도 다른 보훈·유족 지원제도와의 형평성이나 유사 지원 중복 여부는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부 보도에서는 구전과 족보 등을 활용하는 심사 절차가 독립유공자 심사보다 느슨하다는 지적도 했다.

“심사 목적과 대상이 다른 제도여서 단순 비교는 어렵다. 동학농민혁명 참여자와 유족은 특별법에 따라 국가 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인정받았다. 기록이 거의 남지 않은 역사적 특수성도 고려한 것이다. 다만 공공재정이 해마다 지급되는 만큼 신뢰를 지킬 장치는 필요하다. 지자체가 거주 요건과 사망·전출에 따른 자격 변동, 다른 수당과의 중복 여부를 꼼꼼히 관리하고 지급 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그것이 유족들의 명예를 지키면서 시민의 신뢰도 얻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예산안이 다시 올라온다면 무엇이 달라져야 통과할 수 있나.

“우선 도와 시·군의 분담 비율이 바뀌지 않으면 쉽게 통과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 외에도 더 분명해져야 할 부분이 있다. 수당이 유족들에게 실제로 어떤 긍정적 효과를 주는지, 필요한 곳에 재원을 쓰는 것인지, 지원 대상이 정확히 확인되고 그 대상에게 제대로 지급되는지 등이다. 이런 점들이 명확해지면 시의회도 더 과감하게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전주=최진렬 기자 [email protected]

https://n.news.naver.com/article/262/0000019777?sid=102&type=journalists&cds=news_ed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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